한인타운 소비 주체, 타인종으로 급격히 이동
2016년 한인 소매업계의 키워드는 '한류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LA한인타운은 물론 부에나파크, 풀러턴, 어바인 등의 한인식당, 마켓, 소매업소 등에 타인종 고객이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타인종 고객들이 한인업소를 찾기 시작한 것은 이미 수년 전부터이지만 특히 올해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요식업계. 당초 바비큐 전문점이 타인종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음식 종류를 가리지 않고 타인종 고객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바람을 타고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더 많은 타인종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LA한인타운은 식당만 놓고 본다면 이제는 한인타운이라고 하기 힘들어질 정도로 다양한 인종을 볼 수 있다. 특히 중국계 고객은 한인타운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비큐 식당은 물론 설렁탕 전문점, 삼계탕 전문점 등에서 중국계 고객들은 이미 중요 고객으로 성장했고 감자탕, 일식집, 한식집 등에도 몰리고 있다. 중국계 고객들은 한식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한인타운을 찾아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휴식도 취하고 스킨케어, 미용시술 등을 받기도 하며 한국 의류, 안경, 식품 등을 구매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식당 및 소매업체들은 중국어 메뉴, 간판 제작부터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채용하는 등 중국계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인 업소들은 단순히 한인타운에만 앉아서 타인종 고객들을 맞는 것은 아니다. 중국 커뮤니티 혹은 주류사회를 직접 공략하는 한인 업소들도 늘고 있다. 이들 업소들은 웨스트LA, 아케이디아, 토런스, 풀러턴 등 외곽지역으로 진출하면서 한식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한인마켓의 확장도 올해 한인 소매업계의 주요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우선 H마트는 토런스와 레이크우드 지역에 각각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 6월 토런스 지역에 오픈해 이 지역은 기존의 한남체인, S마트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며 한인마켓 격전지로 떠오르게 됐다. 시온마켓의 공격적인 행보도 눈에 띈다. 가주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시온마켓은 조지아주 둘러스 지점에 이어 몽고메리시에도 매장을 열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시온마켓은 LA, 부에나파크, 세리토스, 어바인, 샌디에이고 등 5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 LA한인타운에는 오랜만에 대형 쇼핑몰이 오픈하기도 했다. 가주마켓이 입점해 있는 쇼핑몰 '가주마켓 플레이스'가 긴 공사 끝에 마침내 문을 열었다. 현재 이곳에는 태평양은행, 아리따움, 버라이즌, 윤스시계 수리점 등이 입점을 마친 상황이며 내년 3월 푸드코트도 오픈할 예정이다. 한편, 가주 정부의 엄격한 노동법 때문에 한인 업소들은 적잖은 타격을 입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본격화되고 노동부는 엄격한 노동법 규정을 적용하면서 각종 노동법 소송이 끊이질 않고 있다. 더욱이 공익을 빙자한 악의적인 장애인 소송도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어 업주들의 시름은 깊어졌다. 이성연 기자